초대의 글
세 작가는 친숙한 일상에서 문득 다가온 특별한 인상의 순간을 기록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본 전시에서 자연과 일상풍경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 작가 개인의 차별화된 소재선택과 주제의식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상선 작가는 톡톡 튀는 색과 구도로 문득 낯설어진 익숙한 풍경을 재구성합니다. 먼저 노랑, 빨강과 흰색으로 풍경들을 표현하면 화면 위 색들이 제각각 튀는 개성을 발휘하고 그 위에 파랑, 녹색과 검정을 더하면 서로 견제하고 어울려 더욱 조화로움을 발산합니다. 직선을 추구하지만 어느새 선은 이리저리 자유롭게 구부러지고 꺾여있습니다.
이인성 작가는 주황색 볼을 통해 인상적 순간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그가 그리는 풍경의 배경은 흔히 무채색이나 부분적으로 일그러진 형태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화폭 전면에, 때로는 보물처럼 점점이 흩어진 '주황색 볼'은 손에 든 횃불처럼 웅장하고 따뜻한 감동으로 마치 따라오라 말하는 듯합니다. 명백한 모헙으로의 초대에 시선은 집중되고 즐거운 상상은 우리를 모험가로 만듭니다.
종이가방과 상자에 바다와 하늘을 담는 윤소연 작가는 멈춘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과 하늘을 종이에 가득 길어 담아 선물합니다. 동심을 담은 종이비행기와 종이배는 더 넓은 곳으로 항해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지요. 윤소연 작가의 바다와 하늘과 숲을 응시하며 평온하고 고요한 나만의 요새를 구축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갤러리_다 드림
이상선 Lee Sangsun
형태와 구조는 추상을 따라가고 색채와 붓터치는 인상을 따라간다. 230510
나의 회화는 눈으로 본 것을 기억 속에 저장하고 그것을 어떤 상황에서 왜곡되게 끄집어낸다. 그 행위는 직관적이며 인식되지 않은 상태이다. 230423
먼저 칠한 노랑, 빨강은 흰색이 주조인 얼룩덜룩한 바탕위에서 제각각 튄다. 그 위
에 파랑과 녹색, 검정이 더해지면 서로 견제하고 어울려 조화롭게 된다. 이런 상황
들이 아슬아슬하니 조마조마하고 재미나다.
색 얼룩, 붓 자국 등의 흔적에 더 많은 재미를 느낀다.230120
직선을 추구하지만 이리저리 자유롭게 꺾이고 구부러진다.
화면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붓 하나로 그림을 거의 다 그리기 때문
일 수도 있다. 그림의 마무리 단계에서 일명 칼집 넣기 또한 재미나다. 내 눈에만
보이는 어색한 부분을 찾아내어 수정한다. 이때는 절대 오버하면 안된다. 1밀리 미
만의 작은 면들을 찾아 수정해야지 그보다 커지면 그림 전체를 망칠수도 있다. 절
대로 절제가 필요한 지점이다. 221102
형태와 구조는 추상을 따라가고 색채와 붓터치는 인상을 따라간다. 230510
그림에도 여유가 있어야 된다. 잊고 있었다. 그래서 여백을 그려 넣었다. 230428
화면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붓 하나로 그림을 거의 다 그리기 때문
일 수도 있다. 그림의 마무리 단계에서 일명 칼집 넣기 또한 재미나다. 내 눈에만
보이는 어색한 부분을 찾아내어 수정한다. 이때는 절대 오버하면 안된다. 1밀리 미
만의 작은 면들을 찾아 수정해야지 그보다 커지면 그림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절
대로 절제가 필요한 지점이다. 221102
그냥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은 그림하나를 그린다. 210927
1단계 드로잉과 2단계 초벌칠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본다. 그림은 그림 같아야 된
다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그림이 실제 같지 않고 그림 같은 상황. 익숙한 형태나 이
미지들을 색분할로 산란시켜 표현한다. 내 작업의 출발선인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포착한 나의 의도성들을 하나씩 더 제거한다. 터치는 느리며 좀
더 섬세하게, 색의 농도는 좀 더 신중하게 조절한다. 그래서 형태와 이미지들을 살
릴 것인지 더 분할할 것인지 조절한다. 그것은 마치 모자이크 처리된 이미지 같은
무언가 있는데 잘 분간되지 않는 상태이다. 210513
새로운 것이 떠오를 때까지 느긋하게 생각하고 연습한다. 새로움이란 익
숙한 것이라도 인식되고 의식하지 않는 낯선 시선이다.210110
이인성 Lee Insung
작업은 마주하는 삶 속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주로 주체로써 삶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마주하는 인상적인 현상들, 그리고 그 안의 아이러니한 숨은 의미들이 화면을 이루는 소재가 되며 이는 다시 은유와 상징적 요소를 통해 재구성한다.
소설 속 삽화의 역할처럼 표현된 표현 방식의 페인팅은 내용의 결말을 도출하게 하는 회화로 기능하게 하기 위한 장치를 사용하는데, 화면 안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로써의 주황색 점과
읽어낼 수 있는 화면은 일종의 기표와 기의의 관계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의문점과 이에 따른 각각의 해석으로 그림은 완성형에 가까워진다.
마주하는 삶 가운데 가시화되지 않는 요소들을 상기시키고 해석해서 작가가 마주한 삶의 흔적이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그리하여 관객이 삶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는 이야기의 교차점들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윤소연 Yoon Soyeon
대수롭지 않은 일상을 화면 안으로 옮기는 일은 일기를 쓰듯 진행된다.
시작은 이렇듯 내 주위에서 보이는 것, 내가 지내는 공간, 내게 익숙한 사물들을 화
면에 담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평면에 멈춰진 일상은 때론 움직이는 듯 착각이 들
기도 하고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가 무대로 변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수집된 일상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인화한 뒤, 얻어진 이
미지를 다시 재구성하여 사소하고 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구연하는데 집중했던 예
전과는 다른 방식의 일상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업은 정물의 형식을 베이스에 두고 종이상자(대부분 택배박스), 종이가방(쇼핑
백)을 이용해 그 안에 또 다른 일상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겨진 식물들, 손때가 묻은 사물들을 정물화로 표현하기도 한
다.
어느 날 종이 비행기와 종이배가 종이상자와 종이가방 안으로 들어왔다.
바다가 하늘이 되기도 하고 하늘은 숲으로 변했다가 다시 천위로 내려앉아 정물이
되기도 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세계, 불안이 없는 평온하고 고요한
나만의 요새로 간다.
요즘 들어는 나의 작업 속에는 자연의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그 자연은 나에게로 와 정물화가 되기도 하고 사물과 어우러져 또 다른 자연을 만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