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지.
저는 오랫동안 저의 감각과 기억,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저를 자극하는 색들에 집중하여 왔습니다. 색과 색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내적 감성과 정서적 울림은 작품을 시작하게 하는 시작점이며 작품을 이끄는 상상의 원천이 되어왔습니다.
최근 저의 작품에서 미니멀하고 기하학적인 구성은 좀 더 풍경에 가까운 감성을 느끼게 하는데요. 색과 색 면들이 만들어 내는 화면 위에 불현듯 나타나는 붓의 터치는 흐르는 공간과 시간 속에 존재론적 흔적을 남기며 마음의 동요를 불러일으킵니다.
저는 작품 위에 저의 세계를 제안하며 그 작품들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의 울림을 따라가 보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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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Ji Kim.
For a long time, I have focused on colors that stimulate me, crossing my senses, memories,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The inner emotions and emotional resonance created by the interaction of colors have been the starting point for my work and the source of imagination that leads my work.
The minimalist and geometric composition of my recent works gives me a feeling closer to landscapes. The touch of a brush that suddenly appears on a screen created by colors and color planes leaves an ontological trace in the flowing space and time, arousing a stir in the mind.
I propose my world through my works and hope that everyone will have the opportunity to follow the resonance of their hearts through those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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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신.
노혜신은 오랫동안 산업도자의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순수미술과 공예의 접점을 고민하는 작품들을 해왔다. 작가는 자연, 바람, 숨결과 기운 등 자연물의 형상에서 디자인의 모티브를 가져오되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주관에 의해 재구성한다. 자연의 유기적 형태 속에서 발견하는 기하학적 이미지들은 본디 자연의 것이다. 이 자연만이 주는 감성과 안정감이 작가가 오랫동안 유기적 형태에 대해 천착해온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노혜신은 현대도예의 장식(裝飾)의 문제를 가장 공예적이고 물질적인 언어로 제시한다. 그는 새로운 시대의 기술, 형태, 재료를 옛 공예의 수법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은은하고 매혹적인 색채, 흙의 질감, 유기적 형상, 그리고 물질과 시간의 퇴적이 촘촘히 쌓아 만들어낸 특유의 맥동(脈動)을 만들어낸다. 이 맥동은 우리의 망막을 흔들고 나아가 공간을 변화시키되 항상 과하지 않고 넘치지 않는 정도를 유지한다. 이처럼 노혜신의 작업은 현대도예의 시간과 공간성을 탐구하고 정신적이고 비형상적인 것은 형상화하려는 현대도예의 중요한 흐름 속에 놓여있다.
그러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작업이 상업화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디자인정신이나 순수한 미를 구하는 예술적 목표보다는 공예를 비평하고 계승하며 가능성에 집중하는 한 공예가의 진중함과 치열함에 근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혜신의 작업을 통해 오늘의 시대에 어떤 재료와 기법을 선택해야 하는 지. 나아가 그 재료와 기법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탐구하고 매진해야 하는지, 공예정신의 계승과 현대도예의 미적 탐구 속에서 오늘을 사는 도예가가 고민해야할 방법과 지향은 무엇인지를 묻게 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시각과 촉각으로 감지되는 물질의 세계에서 점차 비물질적인 것을 탐닉하는 한국 현대도예계의 흐름도 동시에 지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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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 Sin Ro.
Noh Hye-shin has long been creating works that consider the intersection of fine art and craft using materials and techniques from industrial ceramics. The author takes design motifs from the shapes of natural objects such as nature, wind, breath, and energy, but does not reproduce nature as it is, but reconstructs it according to the author's subjectivity. The geometric images found in nature's organic forms are inherently natural. I think the sensibility and stability that only nature provides is an important reason why the artist has been focusing on organic forms for a long time.
Noh Hye-shin presents the issue of decoration in modern ceramics in the most craft and material language. By reinterpreting new era technologies, forms, and materials using old craft techniques, he creates subtle and fascinating colors, earthy textures, organic shapes, and unique pulsations created by the accumulation of material and time. This pulsation shakes our retina and further changes space, but always maintains a level that is neither excessive nor overflowing. In this way, Noh Hye-shin's work lies within an important trend of modern ceramics that seeks to explore the time and space of modern ceramics and to embody the spiritual and non-figurative.
However, what is more important is that her work is based on the seriousness and fierceness of a craftsman who criticizes and inherits crafts and focuses on possibilities, rather than the design spirit that pursues commercialization and convenience or the artistic goal of seeking pure beauty. So, through Noh Hye-shin's work, we learn what materials and techniques to choose in today's era. Furthermore, we are asked what we should express, explore, and strive for through the materials and techniques, and what methods and directions today's ceramic artists should consider while inheriting the spirit of craft and exploring the aesthetics of modern ceramics. In it, we simultaneously perceive the trend of the Korean modern ceramics world, which gradually indulges in immaterial things in the material world perceived through sight and touch.
